주말엔 한글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공기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어 그 고마움을 모르는 우리의 글 '한글' 바로 이 한글에 대한 사랑이 둠뿍 담긴 박물관이더군요. 우리가 알고 있듯이 한글은 세종대왕님께서 친히 집현전 학자들에게 '우리글'을 만드라는 명을 내렸고 명에 따라 집현전 학자와 세종대왕의 연구로 1443년(세종 25년) '한글'이 만들어졌습니다. 왜 만들었느냐에 대한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에 기록되어있습니다.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일종의 훈민정음(한글) 메뉴얼(설명서)입니다. 훈민정음은 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가 나와있다고 합니다. 훈민정음이란 백성을 가리치는 바른소리라는 뜻으로 이것이 현재 "한글"의 첫 이름이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한글박물관에서 판매도 하던데 11만 원 하더군요 한권 구입하고 싶었는데 보는 것 만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사실 해례본보다는 언해본이 더 실용적일 듯합니다. 해례본은 한문판이지만 언해본은 훈민정음의 예의편 만을 국역한 책이라 우리에게 더 익숙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랏말싸미 듕귁에 다라... 이 설명이 훈민정음 언해본에 나온 한글창제이유로 알고 있습니다.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군왕의 마음 진정 이라면 바로 이런 심성을 가진 임금이 진정한 성군이 아닐까요? 네 바로 애민정신이 훈민정음을 만든 이유입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일하기 바쁜 농사가 주업인 대부분의 백성들이 어려운 한문은 못읽는것은 당연할테고 행정, 법에 대한 지식의 편향으로 소위 기득권, 지배층에 비해 상대적인 약자였을 것입니다. 더 위로 밀어올려 생각해보면 글은 "권력"이 아니었을까요? 새로운 글 한글을 만든다는 시도 자체가 강력한 기득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기득권들만의 논리도 있었겠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한것은 백성들이 글을 몰라서가 아니라 각 지방 관료들의 올바르지 못한 행정 관리 탓이다. 어떻게 수백 년 사용한 한문을 버린다는 말입니까?
읍소를 해봤자 세종대왕의 의지는 확고 했겠죠.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과연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프로젝트가 올곧게 성공적으로 추진을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종대왕이 말하길... "설총의 뜻에는 따르면서 백성을 위해 만들겠다는 군왕의 뜻은 헤아리지 못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란 말이냐" 설총은 고대의 한국어를 한문으로 표현한 학자 이죠. 우리가 국사시간에 배운 이두문자를 만든 통일신라시대의 대학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을 위한다는 기득권의 논리는 거의 그들 자신들만 위하는 경우가 많나 봅니다.
어쨌든 소중한 한글이 반포되어 현재 우리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되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구나 한글의 창제 원리나 우수성은 세계최고라고 하니 자부심과 고마운 마음이 드는건 당연한 듯 합니다. 자음은 소리기관을 그대로 활용 모음은 천.지.인을 활용 사람과 우주를 담았다고 하니 이 세상 모든 소리를 표현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나 싶습니다.
한글예찬은 여기서 멈추고 ㅎㅎ 이제 박물관 구경
아 여기가 한글 박물관 이구나
밑에서 보면 "한글을 꽃 피우다"
계단 위에서 보면 "한글 아름답게" 글꼴도 달라요.
세종대왕님의 한글창제 이유를 3d 에니메이션으로 상영합니다. 스크린 화면이 커서 아릅답습니다. 라인에 서서 글자들을 선택해보면 모션 인식을 하여 각 단어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지만 내용은 어른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들이 많습니다. 세벌식 한글 타자,유가사지론,교첩 ...
2층전시실 입구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
오래된 타자기도 전시되어 있더군요 세벌식 자판이 한글에 어울린다고하는데 언제 표준화가 될련지 사실 저도 아직 두벌식에만 익숙해져셔 바꾸기가 힘들더군요. 세벌식 자판은 공병우 박사님의 한글 사랑으로 개발된 자판인데 자판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하고싶은데 공부를 더 하여 개별 포스팅을 해볼 생각입니다.
한글이 목숨이라는 문구가 강렬하게 다가오는데요 말과 글은 그나라의 "혼"인듯합니다. 일제 강점기때 한글은 우리에게 무엇일까요?
유명한 한용운 님의 시 가 세겨진 구조물 .. 멋지네요 ^^
개혁가 정조는 흥미로운 인물인듯 합니다. 아버지잃은 슬픔은 어떻게 삭혔을까?
예술가들의 한글관련 자품이 전시 되어있는 곳 입니다.
소리보기-비 라는 구조물 작품인데 저기 가운데 사방에 유리벽으로 둘러쌓여 있는것이 세종대왕의 어보라고합니다. (어보: 왕과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 빗방울 소리가 들리는데 이 소리를 실제 비오는 날 고궁의 처마 밑에서 들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아래 작품 해설을 보면 예술가는 실제 종묘 정전에 내리는 빗소리를 채집하여 담아 놓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작품(?) 가운데 어보를 보고 "성스러움"이라는 단어와 책이 생각났는데요. 흔한 돌이던 어보든 사실 하찮은것이죠. 수백 년 지난 저 도장이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일까요? 특히 저같은 사람에겐 아무 상관 없는 그냥 옛 왕이 썻던 도장일 뿐이죠. 하지만 예술가의 손을 거치면 그 공간과 사물은 완전히 다른 세계가 열리는 것 아닐까요? 눈에 보이는것 넘어를 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걸 속세로 끌어오고 성스러운 것으로 만드는 사람들... 그것이 예술가들의 작업이 아닐련지 생각해봤습니다. 글로 적어보니 이런 행위는 샤먼이 하는 일인데.. 그래서 예술가는 현대의 샤먼이라고 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모션인식으로 한글 단어를 완성 해봅니다.
동생들의 이름도 같이 완성 시켜보는 큰 딸 다음엔 동생들과 같이 오자~
이날 박물관 지하 공연장에선 백두거인의 설화를 바탕으로한 연극도 하였는데 이 공연도 보았지요~ 거인신화는 세계곳곳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역시 있습니다. 제주도엔 유명한 대자연 여신 설문대 할망 이야기가 아직도 살아있지요. 신화는 공동체의 정신적 범례가 되어 공동체의 정신적 결속을 만듭니다. 다양한 신화의 기능이 있으나 공동체의 정신적 결속 역시 신화의 기능 중 하나입니다. 연극 내용은 거인 신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여튼 재미있는 연극이었습니다.
여기는 한글놀이터인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터넷 예약도 되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가시면 좋습니다. 한글을 막 배운 아이들에게 더 호기심을 자극할 듯 한 공간이더군요.
자음 창제 원리, 생각 할 수록 세종대왕님과 집현전 학자들은 천재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글자에 소리와 하늘, 사람, 땅을 담았다니... 우주와 공명하고 삼라만상의 일부로서 조화로운 존재가 되고자하는 우리 선조들의 오래된 의식이 그 씨앗된 생각이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것도 한글놀이터 안에 있는 놀이 기구 이빈다.
우주를 닮은 글자 한글
한글놀이터에 한 곳에 테마를 잡아 공간을 꾸며 놓은 곳이 있는데 지금은 홍길동전 이라는 소설로 꾸며져 있습니다. 홍길동전은 허균이 지은 소설로 신분 타파와 부패한 정치 개혁을 상징화한 작품이라죠? 반역죄로 능지처참을 당했다던데 실제 반역죄 였는지 아니면 정치적 정적을 죽이려 모함을 한건지 참... 정치 그리고 역사라는 것이.. ^^
2층에는 아름누리라고하는 카페 겸 기념품 파는 곳이 있는데 사고 싶은 것들이 많더군요. 이런 멋진 책도 팔고 가격이 상당합니다. 다녀온후 훈민정음 언해본이라도 하나 살껄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박물관 관람 후 아이가 한글이 예뻐 보인답니다. 저 역시 박물관 구경을 잘 했지만 이말 한마디로 박물관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관람때는 전시물들을 꼼꼼히 보고 한글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겠습니다. 아직 못 가보신분 아이들과 주말에 한글박물관 한번 들려 보세요. 이전보다 한글이 더욱 예뻐 보일 겁니다. ^^
한글박물관 누리집은 여기입니다.→ 국립한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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