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도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찰도 부족한놈이 블로그 글이라도 조금 유려하게 써보고자 잡은 책이었다. 스스로 글에는 재주가 없다고 생각하던 터라 필요에 의해 읽었는데 왠걸? 내가 여러모로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사람임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아무 근거없이 뭔가를 잘해보려고 욕심을 부렸구나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었다. 나는 글을 쓰는것도 아니고 기껏 블로그에 고작 책몇권 읽고 자랑인양 리뷰글 적은 것이 전부인데 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글을 잘쓰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들던 터였다. 그런데 자신에대한 성찰도 이해도 부족한사람이 뭔가를 표현하려고 자판위에 손을 얹어놓고 뭔가를 말하려고 한다면 이 무슨 욕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적허영심으로 책을 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기도하였다. 김서정 선생님의 이 책은 글잘쓰는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어렴풋하게 글을 쓴다는것이 무엇이며 글은 왜 써야하는지 알게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장으로 나름 순차적으로 나뉘어졌으나 선생님의 경험과 솔직하고 담백한 글들 속에서 선생님의 속내가 진실되게 다가오는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이곳 저곳에서 내 마음을 흔들었다. 이 책을 통해 김서정 선생님의 팬이 되는게 아닌가 싶다.
김서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에서 각장에서 기억에 남거나 인용하는 글들 중 다시읽고 싶은 부분을 정리.요약해 본다.
1.나는 거대한 세상에서 구체적으로 존재한다.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에서 중심은 '글'이 아니라 글을 쓰는 '나'이다.
-"나는 내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내 앎의 틀에서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적게 배우고는 하등 중요하지 않아. 나는 내 생각을 존중해."
2.나는 현재의 앎에 확신을 갖고 산다.
-자기만의 사상이 없으면 자기만의 글을 쓰기 어렵다. 사상이란 말이 극구 부담스럽다면 주관이든 고집이든 줏대든 아집이든 편견이든 상관없다. 이름만 다를 뿐 모두 기본 바탕은 사상이다.
-글을 잘 쓰려면 글쓰기의 주체인 나를 잘 알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사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근본은 야생 학습이고 가장 유효한 수단은 독서와 사색이다.
3.글은 마음과 몸으로 쓴다.
-마음이 뭔지 모르겠다고 번민하지 말고, 선각자들이 말했거나 현대의 과학자나 의사들이 밝혀낸 마음에 대한 정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내 안에 받아들이면 어떨가 싶다. 이때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이 몸임을 인식하면서 몸에 대한 애정을 갖고 몸 공부를 시작해 보기를 권유한다.
4.원초적 감정 표현이 살려는 의지이다.
-내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려면, 학문영역의 감정보다 일상에서 폭발하는 나만의 감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정확히 들여다보는 나만의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이다.
-「 인간은 누구나라도 '일회성'과'유일성'안에서 살고 있다고 프랑클은 말합니다. '일회성'이란 그 사람의 인생이 한 번밖에 없다는 것을, '유일성'이란 그사람이 세상에 단 한 사람밖에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인생의 탄생과 죽음에도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은 한 번뿐이고, 따라서 사람은 둘도 없이 소중한 것입니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 당연함이 상당히 오랫동안 망각되어 왔습니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잘 살려고 한다면, 인간다움의 근본인 이 '일회성'과'유일성'을 되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민중의 고통을 내 안에 끌어들여 그들이 아파하는 원인 제거를 위해 싸웠다고 했지만, 실제로 나는 거대담론과 내 감정에 충실했을 뿐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데 관심이 없었다.
5.왜 글쓰기로 살려는 의지를 다져야 하는가?
-글쓰기의 우선적인 소재와 주제는 나
6.내가 살려는 의지를 다지는 글쓰기의 세계
-「 글을 쓰는 사람은 내 진심을 표현하면 그뿐이다. 진심을 표현한다는 것은 내 품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글의 본질은 닮는 데 있지 않고 멋있는 표현에 있지도 않다. 작가의 속 생각이 저절로 드러나는 글, 평소의 자연스런 모습을 표현하는 글이 좋은 글이다. 폼 잡는 말, 고상한 문체를 쓴다고 좋은 글이 아니다. 비속어나 일상의 말도 내 진심을 드러내는 데 소용된다면 써야 한다. 나 스스로가 보고 듣고 느낀 생각을 쏟아내면 평범한 말도 새로워진다. 이것이 연암이 생각한 글쓰기의 본질이었다.」
7.글쓰기여, 내게로 오라
-글쓰기의 실전에 대해서는 이태준의 강화講話만큼 내가 말을 할수가 없어서 다소 많은 부분을 옮겨 왔는데, 거의 100년 전에 태어난 분이지만 내생각과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에. 특히 "인물이든, 사건이든, 정경이든, 무슨 생각이든, 먼저 내 마음속에 들어왔으니까 나타내고 싶은것이다"라는 말은 글쓰기에서 기본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마음, 그것도 진정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글은 심한 말로 권모술수에 불과할 수도 있다.
-나를 넓힌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말 그대로 일상의 활동 반경을 넓히고, 생각의 폭을 넓히고, 사상을 심화하는 행위들이다. 주인으로서 내 삶을 살기 위해 삶이 마감되는 그날까지 의도적으로 해야하는 삶의 방법들이다. 그 과정에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가 함껴하면 나는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진다.
8.글쓰기의 지평을 확대하며
-영성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것?
이외수 선생님을 언급하면서 "좋은 글을 쓰려면 육안과 뇌안을 탈피해 심안과 영안의 눈을 지녀야 한다." 다석 류영모 선생님 을 언급하면서 "그는 기독교,유교,불교,노장철학등 모든 으뜸 가르침들이 표현방식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말하는 것은 제나(자아)를 없애고 얼나(참나)를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얼나는 '몸나(육신의 나),'제나(자아)'에 갇히지 않는 영성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는데 나는 저말이 가장 좋았다. 주인으로 내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마감이 되는 그날 까지 의도적으로 해야하는 삶의 방법 그것은 나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사상을 심화하는 행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를 표현하는 글 쓰기를 한다는것이다. 글을 잘쓰고 싶어서도 아니고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고 싶을뿐이다. 이런생각이 드는건 현재 내가 그렇게 살고 있지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루 중 진정 나의 모습은 나의시간은 있는것이긴 할까? '시간'에 구속되고 '돈'에 구속되고 살아가는게 아니라 살아지는 이런 느낌 말이다. 책임으로 사는것이아니라 자유를 위해서 살아가고 싶다. 나는 이런 상태를 탈피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저말이 나에게 강하게 다가왔다.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 - 김서정 지음/동연(와이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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