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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신화 이론

category 책/신화,종교 2015. 6. 2. 08:49


20세기 신화이론 - 이반 스트렌스키

카시러,말리노프스키,엘리아데,레비스트로스가 만든(만들어진) 신화이론에대한 종합적 분석을 한 책이다. 전문서적이라 저자의 시선을 마주치며 나아가기 벅차나 4명의 20세 신화이론가를 만났다면 더 깊고 또 새로운 시점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반 스트렌스키는 신화이론이나 주요한 관점들은 신화 이론가들이 이론적이고,직업적이고,문화적인 기획에 의해 만들어지는것이라 이야기한다. 4명의 신화학자의 이론적배경에 있는 내적,외적 '콘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논의를 펼친다.

 

엘리아데의 신화해석은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의미부여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레비스트로스는 신화를 왜그렇게 구조적이고 과학적인 체계로 읽었는가? 말리노프스키는 신화를 사회적이며 기능주의적으로 바라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그들이 마주했던 내적,외적 환경을 심오하게 연구함으로써 이에대한 담론을 펼쳐나간다. 


구조주의,기능주의,비합리주의등 4명 대가들의 신화에대한 새로운 이론의 아성을 '산업화'나 '권력화'의 현상으로 분해시키는 저자의 분석은 그동안 나에게 신비하고 때론 '감성적' 으로만 다가온 신화에대한 이론이 이렇게 '과학적'이고 '사회적'인 주제가 될 수 있음에 굉장히 흥미로워 신화에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하는 경험을 하였다. 


내가 신화를 신비적이고 시적으로만 보려는 경향은 아마 개인적으로 조셉 캠벨의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문적으로는 비주류이나 결과적으로 신화를 대중으로 끌어들이는데 역할을했고 스스로 '영웅'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하기에 캠벨에 대한 나의 애정(?)은 여전하다. 뜬금없지만 이것은 개인적인 이유일 뿐이다.

책에 나온 이 분야 대가들의 삶이 가벼운것이 아니다. 특히 루마니아의 격동의 시기에 자국의 핵심 사상가인 엘리아(유대인) 인도의 유학중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레비스트로스의 프랑스 우파 위협으로부터의 망명 등의 사건 폴란드 태생이나 유태인이었던 말리노프스키의 영국 인류학의 위치 이러한 상황과 사건들은 그들의 학문적 감성과 직관에 직간접적인 작용을 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사실 이런 단순한 사실 언급은 저자의 담론을 축소시킬 뿐이다. 이 대가들의 신화 이론은 어떤 내용이며 왜 훌륭한 이론인가가 촛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이론이 형성이 되었는가? 어떤 한계를 갖는가? 어떤 상황적 의미를 갖는가? 어떤 역사적의의가 있는가가 저자의 촛점인 것이다.

옮긴이의 글을 참고해 적어보자면 스트렌스키는 권력화되고, 학파가 만들어지고, 추종자가 만들어지고, 도그마가 되어버린 '이론화의 신화'를 해체하여, 그 신화가 창안되고 발명된 맥락 안으로 되돌리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더욱이 저자는 프랑스,영국,루마니아,독일의 지성사의 단편이 아니라 앞서말한 '이론화의 신화'가 서양의 비서양 문화를 지배하려는 욕망의 표현일 뿐 아니라, 인간을 지배하려는 무의식적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언급하며 거대한 관점으로 담론을 펼치는데 그런 욕망의 선봉에 인류학이나 종교학 이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카시러는 국내 번역서가 없어보인다(?). 엘리아데는 상당히 많은걸로 안다.  말리노프스키는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이란 책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이 역시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탐험의 결과물일것으로 예상한다. 레비스트로스도 번역서가 몇권 있고 그의 중요한 저서 <신화학>은 올해 3권이 번역되어 나올예정이란다. 사실 뒤르켐을 주축으로하는 프랑스 사회학이나 프레이져를 기점으로 한 영국의 인류학 등 유럽의 인류학,종교학등 그쪽의 지성사의 흐름을 알아야 저자의 담론을 따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들어 리뷰자체도 나에겐 무리한것이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엘리아데나 레비스트로스를 조금 더 알게되었다는데 만족한다. 그리고 이들을 혹시 다시 읽게되면 언젠간 다시 펼쳐게 될 책인것같다. 이들 대가의 이론을 무조건 경도하기보단 나만의 눈으로 신화를 읽고 싶은 바램이 있기때문이다.


 


20세기 신화 이론 - 8점
이반 스트렌스키 지음, 이용주 옮김/이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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