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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땅 제주도 - 삼성 신화

category 신화와 종교 2014. 9. 10. 09:00

신화(myth)를 융은 사회전체 집단이 꾸는 꿈 이라고 했고 내가 존경하는 학자인 조셉 캠벨은 에고(ego)의 거울 또는 시(poem)라고 했다. 지적인 엘리트 이미지의 엘리아데의 신화 해석이나 난해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보이는 구조주의 라는 해부용 칼로 신화를 분한 레비스트로스를 알아갈 수록  신화는 점점 "현실"이 되어간다. 슈퍼 컴퓨터들이 춤을 추고 인류의 시야를 무한한 우주로 향하게 하고 넓혀준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오래된 구전 이야기 즈음으로 간주되는 신화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신화는 인류의 사유의 온전한 핵이며 그 흔적들임을 인지한다면 그 중요성과 의미는 기술과 과학 그 이상이 된다. 신화는 철학이라는 것이 생기기전 부터 지금까지 각인 되어온  인류의 고대"철학"이며  영적인 역사인 것이다.  제도종교 특히 서양종교의 침입으로 우리나라에서 민속이나 토속신앙 또는 소위 "우리것"이라고 표현한 것들의 지위는 땅에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에 우리의 신화에 대한 시각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제주도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1등 관광지 일 뿐 아니라. 아직도 신화가 살아있는 땅이다. 신화가 현실로 튀어나와 인간의 삶에 영향을 주며 말을 걸고 존재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더 우리에게 소중한곳 이며 지켜나가야할 곳이다.

아직도 1만8천여의 신들이 살아 옥황상제에 1년의 행적을 보고하러 갈때만 이사를 가는 "신구간"이라는 문화가 있는 곳이다. 더불어 척박한 자연환경과 세찬 바닷바람같은 환경 때문에 아마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야기기가 존재하리라 예상해보지만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신화는 제주도의 개국신화인 <삼성신화>와 대자연의 여신 신화이며 거인신화인 <선문대할망> 이야기이다.  <삼성신화>이야기를 보자 저 멀리 유럽 로마라는 곳은 로물루스 와 레무스라는 두 신인이 늑대의 젖을 먹고 자라 로마의 첫 시민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듯 제주도엔 <삼성신화>가 있다. 짧은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오래전 옛날 옛날에... 고을나,부을나,양을나 라고하는 세명의 신인이 하늘의 기운을 받고 신성한 땅속 구멍에서  튀어나왔다. 이 세 신인은 사냥도하고 나물을 캐어 먹으며 수렵을 하고 살고 있었다. 어느날 바닷가에서 목함이 떠내려온것을 보고 가보니 그 목함에 예쁜 벽랑국 공주들이 함께 타고 있었다. 세신인은 그 벽랑국 공주들과 결혼을 하였고 생활을 하였는데 수렵만 해오다 벽랑국 공주들이 함께 가져온 말과 농업기술로 농업은 물론 목축도 함께 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터전이 필요해진 세명의 신인들은 한라산 올라가기전 어디쯤에서 새로 살 터전을 정하기 위해 화살을 쏘아 정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각각의 정해전 터전으로 가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아마도 세신인이 벽랑국 공주를 만나기 전까지 제주도는 원시시대였으리라 외부문명 유입으로 문명화는 그때부터 시작되었고 ...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신화는 종,횡으로 스캔하듯 해야하며 토착인들의 민족지적인 지식과 함께 주변 환경과 주변부의 다른신화들을 함께 분석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신화소(mythmes)를 분리해내어 각 대립항들을 찾아내고 각 신화들이 변형되고 역치가 되는 과정을 추적해야한다. 실제 레비스트로스의 저서 <신화학>을 보면  그 추적과정은 난해하기가 양자역학 수준이다. 우리의 삼성신화는 이야기가 명확해서 예측하긴 쉬우나 제주도의 민속 지식도 부족하고 전문가들의 자료들이 있기때문에 이만하고, 어쨌든 위험하고 불가능한 나만의 신화해석은 시도는 그만 두자.


짦지만 삼성신화에는 이야기 내용이 알려주듯 이 신화는 제주도의 시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을나,부을나,양을나가 튀어나온 땅속 구멍은 삼성혈이라고 하며 성역화 되어 현재까지 관리되고 있고 제주시 이도동에 위치해있다. 제주도에선 이와 연계하여 매년 도민이 참여하는 축제(행사)를 한번씩 한다. 세신인이 벽랑국 공주가 들어있는 목함을 발견한 바닷가는 "황루알"바닷가라고하여 (연혼포) 서귀포 온평리 해안도로 바닷가에 있다. 발견된 바닷가가 저녁빛에 물들어 황금빛 같았다고하여 황루알바닷가 라고 했다고 하며 그 바닷가에는 공주와 함께온 말들의 발자국이 지금도 있다고한다.(마성궤)  또한 온평리에는 혼인지못 이라고하는 연못이 있는데 이곳에서 세을나와 공주가 혼인을 올리고 신방을 차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실제 신방굴과 연못이 있는데 온평리 주민의 혼인 관련 풍습도 함께 볼 수있도록 공원처럼 꾸며져있다.  신화속 세신인이 각 거처를 정하기 위해서 화살을 쏜 장소인 살손장오리(습지)가 현재 행정구역상 봉개동에 있고 그때 쏜 화살들이 박힌돌이 있는데 삼사석 이라고하며  지금도 화북동에 가면 그 돌을 볼 수 있다. 그때 떨어진 세화살이 각각 일도,이도,삼도에 떨어졌는데 이때의 명칭 유래가 고스란이 현재 제주도의 일도동,이도동,삼도동이 행정상 동명이 되었다. 흑백사진의 온평리 주민의 혼례식 사진을 볼때나 화북동의 삼사석이 지금도 있는걸 눈으로 확인할때쯤이면 신화와 현실의 경계가 슬슬 무너지기 시작할 수 도 있겠다. 자기들의 구전 신화를 역사화 시켜버린 유대민족들도 있는데 이렇게 눈에보이는 자연이 있고 사람들 곁에서 함께하는 제주도의 삼성신화가 도대체 역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눈에 불을 키고 타문화에 배타적인 기독교인들을 자극할 수도 있겠지만 2천년전 예수 이야기도 신화이다. 신화적 감성으로 종교를 바라보면 그대들이 믿은 세속의 종교의 이벤트들은 시대를 초월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화 시킨다면 그 한계는 분명해진다. 더 목소리를 크게 내어 보자면 신화가 인류의 가장오래된 고철학이라면 아득히 오래전부터 내려온 북미 원주민의 신화속에서도 예수 신화의 신비로움도 봐야할텐데 그만한 감성이 있을려나 모르겠다. 조셉 캠벨의 말처럼 "시"(poem)인 신화가 종교가 되면서 "산문"이 되버렸는데 이런 건조함속에서 어떤 풍부한 상징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뭐 싸우자고 한 말이아니고 , 신화는 구처럼 연결되어 있고 인류의  모든 신화는  원질신화(Mono myth)라고 하며 통합을 이룬다는것은 학자들의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캠벨의 말에 따르면 우리 인류는 생물학적 역사에 있어 통일성을 이루고(진화론을 통해) 영적역사에(신화를통해)서도 그 통일성을 이룬다 고했다. 대학자들이 비슷한 말들을 자주 하니 귀담아 들어둘 필요는 있겠다. 우리 선조들은 동포(同胞)라고 하여 모든 인류를 하나의 포에서나 온 인류애를 오래전 부터 가지고 있다.


신화의 흔적을 찾아 떠나 봅니다. 

제주도 동쪽 서귀포 온평리 가는길 환해장성로 해안누리길 차를타고 가다보면 연혼포 라는 비석이 세워져있는 바닷가가 있습니다. 


그곳이 세신인이 저 멀리에서 벽랑국 공주들이 타고온 목선을 발견한 황루알 바닷가입니다. 


'삼성혈 관련 유적지' 그리고 '연혼포'라고 큼지막하게 써있는 비석이 이렇게 서있습니다. 


벽랑국 공주들이 도착한후 말들도 함께 이곳에서 내렸는데 그때 만들어진 말발자국이 지금도 있다고하는데(마성궤) 근처 바닷가를 조금 걸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곳은 여느 제주도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멍 송송 뚫린 현무암 돌들이 있고 폭발당시 녹아내린건지 오랜시간 파도때문에 그런건지 녹아내린듯한 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혼포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온평리 혼인지 못입니다. 이곳에서 세신인과 벽랑국 공주가 함께 목욕을 하고 신방굴에서 초야를 보냈다고 한다. 혼인지못 공원 위치를 알리는 비석 입니다. 



조용한 공원처럼 꾸며져있고 아래 이미지가 혼인지 못입니다. 정말 조용하고 새들만 사는 큰 궁궐속에 있는 작은 공원 같았습니다.



혼인지 못은 이렇게 온평리 마을 원주민의 혼례문화와 함께 전시가 되었습니다. 전통혼례와 같은 오래된 풍습은  단순히 옛것 지킴이 아니라 어쪄면 오래전 신화적 시대 부터 존재했던 것이 내려와 그 형태가 변형되어 지금 것일 수 있습니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미신과 같은 주술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것 일 수도 있고 주술은 과거 고대사회 집단의 전체적 규범이 됩니다. 이런 주술의 역할은 사실 여부와는 상관이 없이 사회적 기능을 하게되고 신화는 사회 집단의 존재론에 의미를 주기도 합니다. 


동쪽 온평리를 떠나면


제주시 화북동에 가면 고,부,영 세신인이 거처를 정하기 위해 월평리 살손장오리에서 화살을 쏘아 거쳐를 정할 당시 그 화살이 꽃힌 돌이 아직도 있습니다. 삼사석 이라고 하며 화북동에서 삼양동 가는길 중간에 있습니다. 도로 중간에 있기때문에 이 역시 화북동 근처에서 주차를 한후 걸어가야 찾기가 쉽습니다. 


   


비석안 돌이 삼사석 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면 초 라하게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신화를 이렇게 살아 숨쉬게 만드는 제주도민 의 심성을 생각하면 그 의미는 시간을 초월하여 현재 까지  관통할 것이고 미래에도 함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화의 시작인  시조인 세신인이 나왔다던 삼성혈(三姓穴)이 제주시 이도동에서 이렇게 성역화 되어 관리되어 지고 있는데 사적134호 이며  1562년 중종때 이수동 제주목사가 혈 주위에 돌무덤을 쌓고 북쪽에 혈비를세워 삼성의 후예로 하여 춘추제를 모시게 하고 매년 11월 제주도민에게 혈제를 모시게 한데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춘제는 4월 10일 추제는 10월 10일에 지내는데 삼헌관은 고,부,양 삼성씨가 윤번제로 하고, 12월 10일 건시제는 제주도민제로 모신다 고합니다. 삼성혈 주위에는 겨울에 눈이 쌓이지 않는다고 하고 주위에 나무들이 삼성혈 주위로 모여들어 경배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하는 신화적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꿈속의 성모 마리아의 신탁으로 세워진 한여름에 눈이 내리는 신비한 일이 있어 유명한 저멀리 로마 산타마라이 마조레 성당의 기적만큼 신비로움을 줍니다.




제주도 하면 관광지로만 기억되기 쉬운데 우리는 이제 신화의땅임을 기억해보는건 어떨까? 인간이 동물의 옷을 입고 생활 할때의 이야기인 신화가 지금까지 이어져와 함께하는 제주도의 많은 바람처럼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 다음 포스팅엔 대자연 여신신화인 <선문대할망>도 포스팅을 할 생각인데 건국 신화보다 창조신화는 그 의미와 가치가 더 깊다.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대지모신 그리고 거인 신화가 우리나라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도 역시 전해내려져 오고 있다.


주위에 고씨 부씨 양씨가 있다면 한번 이야기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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