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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후 카페에서

category 소소한일상/일상 2017. 4. 24. 16:44

월요일 오후에 카페에 왔다. 카페에서 친구는 역시 '노트북'인것 같다. 여름을 재촉한듯한 날씨이다. 카페 2층 창밖에는 자신의 생명력을 뽐내는 푸르른 나뭇잎이 살랑살랑 때로는 나뭇가지에 연결되어있는 큰나무가지가 함께 흔들거릴 만큼 바람이 꽤분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와함께 흔들리는 푸른나뭇잎과 함께하는 창밖풍경을 보니 감성을 자극하지 않을 수 없는것 같다.  

벌써 퇴사해 혼자 된지 6개월에 접어든다. 나는 불안을 가진대신 약간의 자유를 얻었다. 돈없음에 대한 불안, 미래에대한 불안 회사를 다닐때와 하루 일과가 완전히 달라졌는데 불쾌한건 이러한 여유로움 자체에서도 불안함 감정이 싹가시지 않았다는점이다. 이렇게 놀아도 돼나? 어색한 아침식사, 어색한 아이들의 등교배웅 행복을 느끼면서도 이유없는 불안함이 있었다고해야할까? 생각해보니 이 역시 굉장히 불쾌했다. 일을 안하거나 이런 여유로움도 제대로 못즐길정도로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생각하고 노는것보다는 방향도 모르고 그저일하는것이 더 편해져버릴 정도로 익숙해져버렸구나 생각이 들어서 였다.  자시만의 자세도 정립도 안되고 방향성도 없이 그저 열심히 살다보면 그 결과는 항상 방황과 만난다.  열심히 성실히 잘 살아온것 같은데 일상을 살다보면 불쑥불쑥 올라오는 삶에 대한 의미 그리고 내자신에대한 영적갈등 번뜩이는 해결책은 없다. 어짜피 사람이라면 평생 함께 가져가야하는 의문이고 공부주제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나이가 더 먹으면 어떻게 죽을까?  무엇을 통해 의미를 찾을까? 어떤것이 잘사는것일까?

이런 이유로 사실 오래전부터 기웃거리기만한 글쓰기과정도 참여하였다.  구본형선생님의 책을 한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특히 직장인들은 책을읽고 자신의 머리를 때리고 때론 공명하는 글을 만나게되면 나처럼 기웃거리지 않을 수가없다. 글쓰기 프로그램을 참여했다고 하면 주변반응은 비슷하다. 책하나 나오는건가요? 이젠 글잘쓰시겟네요?  글 잘쓰려고 참여한건 아니다. 몇달 배웠다고 잘 써지지도 않을것이고 엉덩이로 글을 쓴다고하지만 특출한 재능도 없다. 나는 "내 자신은 어떤사람인지"가 가장 알고싶은것이었다. 글쓰기는 이걸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기에 참여하였다. 내 원가족이야기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 창피했던 기억 지우고싶은 기억 내가 끌려하는 여성상 나의 아이들 이야기 그리고 유서등 이렇게 쓰다보면 나는 물론이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나를 더 알게되고 나를 통해서 다른사람들을 보게된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다. 

이를 통해서 뭔가를 얻었다기보다는 앞으로 더 나가아가는 스스로의 에너지를 얻었다.  왜? 


누가 뭐래도 나는 열심히 산사람이었다. 

나는 삶을 허투루 살려고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 주어진 삶을 최대한 소중하게 생각했으며 진지하게 의미를 찾으며 살려고하는 사람이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한것만큼 얼치기는 아니라는걸 알았기에 나는 내 자신에 떳떳해졌다. 그래도 될만큼 멋진 사람이고 지금 많이 가진사람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에게 오늘도 이야기한다.  이젠 성장할 일만 남았다. 타인과 비교보다는 어제의 나와 비교해 나를 채찍질하자. 내안에서 꿈툴되는 성공적인 삶에대한 열망을 위해서 내스스로를 어제의 나를 깨뜨릴 용기를 찾고있음을 말이다.


 

이런저런 불안은 어짜피 함께 가져가야한다. 필요이상의 걱정은 도움이안된다. 조금 더 조금 더 늦은 봄바람에 흔들리는 푸르른 나뭇잎을 즐기고 내눈을 통해 들어온 이 풍경으로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이 감성을 즐기자. 이 여유로움을 느끼자! 샤랄라~ 이 얼마나 나른하고 여름을 재촉하는 감미로운 바람이란 말인가!

나는 푸른 생명력 넘치는 나뭇가지를 보면 프레이져의 <홤금가지>의 마지막장에 나온 글이 생각난다.


"원시인들은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겨울 나무를 보고 여름이오면 생명력 넘치는 푸르른 나뭇잎을 가질꺼라 상상을 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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